직업건강 사이렌
본문
겨울철 양생작업에 따른 보건관리
글. 김현정
-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지원섹션 차장
서론
건설업에서는 계절이 두 개뿐인 것 같다. 여름과 겨울....
현장은 여름철 폭염과 겨울철 한파라는 극한의 기온 변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특히, 올해는 이상기후로 인해 9월까지 이어지는 폭염 경보로 온열질환 예방에 힘써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총력을 다 한 뒤, 한숨 돌리려 하면 어느새 겨울 양생작업에 따른 밀폐공간작업 관리를 준비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콘크리트의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양생 작업이 필수적인데,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경화 작용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10년(2013~2022)간 발생한 질식 재해 통계를 찾아보면, 총 186건으로 건설업이 77건(23%), 제조업 52건(28%), 서비스업 43건(23%), 기타 14건(8%)순으로 건설업이 가장 높다. 전체 재해 중 상당수가 겨울철 콘크리트 보온양생작업 중 발생한 것이다. 양생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료의 연소로 인해 일산화 탄소가 발생하고, 밀폐조치가 된 공간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질식 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
건설현장 양생 작업장의 질식재해 예방활동은 근로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활동이다. 반복되는 교육내용일지라도 한번 더 내용을 숙지하여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첫째, 양생 시 가능하면 열풍기만 사용한다.
양생 작업 시에는 안전을 위해 열풍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는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양생 작업 시 일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열풍기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다만, 등유 열풍기 또한 적게나마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며, 특히 메틸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고체 연료는 급성 독성이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인체에 유해하므로 사용에 주의하여야 한다.
* 메틸 알코올(CAS No. 67-56-1) 성분이 포함된 고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관리대상물질에 대한 특별교육, MSDS교육, MSDS게시, 작업환경 측정, 배치전 건강진단 실시 등 법적 규제사항을 따라야 한다.
일부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는 비용 문제로 인해 갈탄 등 탄류를 양생작업에 사용하고 있어 질식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 우드펠렛의 경우 '친환경 소재', '인체에 영향을 적게 준다'등의 혹하기 쉬운 홍보문구를 사용하여 판매하는 상황이지만, 연소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의 양이 상당하다. 실제로 필자가 실험한 결과, 오픈된 난로에서 우드펠렛을 연소하면 400ppm이 넘는 높은 농도의 일산화 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습기를 머금은 환경에서라면, 불완전 연소가 진행되며 더 높은 일산화탄소 농도를 체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둘째, 양생장소 출입 시 가스농도를 먼저 체크한다.
양생 작업 중 연료 교체 과정에서 유해가스 노출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료가 완전 연소될 때까지만 양생하도록 하거나, 밀폐공간 출입 전·중 가스농도를 반드시 측정하여 안전을 확보하도록 해야한다.
만약 예산이 허용된다면, 자동 연료 공급 시스템 도입, 스마트 가스 측정 시스템 설치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 세이프티 볼과 같은 첨단 장비를 활용하면 밀폐된 공간 내부의 가스 농도를 직접 출입하지 않고도 바닥에 던지거나 떨어뜨리는 등 안전하게 가스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셋째, 출입 전 충분히 환기를 한다.
밀폐 공간 작업 시에는 산소 결핍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 및 기타 유해가스 중독의 위험도 상존한다. 한 종류의 가스라도 정상범위에서 벗어났다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충분히 환기한 후 재측정해야 한다. 자연환기가 어렵다면 배풍기 등을 사용하여 작업 공간 내 유해가스를 제거해야하며, 밀폐공간 작업 시 준비한 배풍기가 문제 없이 잘 작동되고 있는지 작업 전 및 작업 중 수시로 확인을 해야 한다.
넷째, 밀폐공간작업은 2인 1조로 실시하고 감시인을 배치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은 초기 증상이 미미하여 본인이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치명적인 사고이다. 반드시 동료와 함께 작업해야 하며, 감시인을 배치하여 작업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감시인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고,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휴대용 가스 측정기를 비치하여 수시로 가스 농도를 확인하고, 비상구 위치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다섯째, 밀폐공간 작업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근로자가 경각심을 갖고 주의하여 실제적으로 재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특히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키우고, 비상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여섯째, 작업 종료 후에는 반드시 근로자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어지럼증, 두통,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이상 증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응급 조치를 취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추후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안전보건공단에서는 '찾아가는 질식재해예방 원콜(one-call)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다.장비대여, 교육지원 등이 필요한 경우 신청 가능하다.
https://www.kosha.or.kr/kosha/business/suffocation.do>